0326 Cosmic love

2017 2019. 11. 7. 11:27

일본괴담 느낌으로 쓴 글...





어떡하지. 친구가 깨지 않는데.


 자기 시작한지 이틀은 됐는데 일어나지 않아. 숨은 쉬고 있어. 차갑지는 않아. 오히려 열이 끓고 있는 것 같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어. 여기까지는 앰뷸러스가 안 와. 죽은 것처럼 들처메고 가자니 두려워. 계속 옆에서 무릎 꿇고 있어서 다리만 혼자 저려와. 눈을 번뜩 뜨면 어떡해, 무섬에 까무러칠 거야.

 죽은 것 같다 뿐이지 죽지 않았어. 원래 잠을 많이 자는 애라니까. 그렇지만 곧 죽겠지? 죽을 때도 이불 안에 기어들어가 죽을지는 몰랐는데.

 그치만 죽기 전에 그랬단 말이야, --------라고. 그러고보니 이것 먼저 얘기하자. 어떡하지. 친구가 이상한 존재에게 사랑받고 있는데.

 꿈이라고 그랬어. 개꿈이라고 그랬던 것 같은데 고집은... 모습도 기억도 큰 몸과 손 사이에 갇힌다고 했어. 갇혀서 희롱당하고 사랑받는다고. 어디까지 했는데? 스킨쉽, 손을 잡은 것처럼 팔이 감싸지고, 만져지고, 백허그로 키스하고 섹스하고 미쳤나 봐 죽여야 할까? 꼭 다시 돌아가야한다고, 다시 가야한다고 장난처럼 이불에 숨어. 손이 덜덜 떨려. 그만 좀 잤으면 좋겠어.

 신이 아니래. 아무것도 아닌 하얀 인간형 생물인데. 뼈처럼 마른 손이 걔 얼굴 반 바퀴는 더 감을 정도인데. 침대에서 끌어내니까 걔가 감정 없는 눈으로 바라봤어. 놓으라고 가야 한다고 질질 끌려가면서도 잡힌 손목 흔들고 목이 쉬게 소리 질렀어. 이불로 몸 감싸고 얼굴만 내놓고나서야 귀염성있게 웃어놓고는. 그래. 그래야 걔지. 근데 그 다음에 죽었단 말이야.

 평소처럼 자고 있어. 내가 이 글 쓰느라 며칠이나 걸렸는지 알아? 그런데 잔다니까. 여기 없나 봐, 이제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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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vax
,

0323 さようならナルキ

2017 2019. 11. 7. 11:24

지짜 조아해서 지금 파는 장르에도 한 번 인용했었던 글 ㅠㅠ




사요나라 나루키¹, 달이 밝다. 언제나 이 말을 하고 싶었다. 너 나 눈 먼 것도 아니건만 이 말이 그리 목에 걸려 별이라도 따다 네 손끝에 걸어주고 아침 한가득 떠다 네 입술 축이게 해주어도 눈앞의 밝음에는 약속하듯 침묵했지. 창명愴冥 하다고 눈물이 난다고 눈이 부셔서 그렇다고 네가 아름다웠다고 오래도록 침묵했어. 알지도 못하긴. 문장이 긴 만큼 숨이 넘어간다. 숨 침 사랑 게워낼 것들 네가 꼭꼭 씹어 먹어주었음 하는 것들 넘나는 꿈만 꾸면 잠자리에 파도만 가득했어. 잘 때의 꿈이기만 했어도 나는 더 완벽히 속아넘어갈 수 있었을 거다.

 사요나라 나루키, 호흡은 어떻게 하는 거였지. 이곳 물 속은 모든 것이 해악이고 산소 한 방울이 다 너의 숨결이다. 아침만 되어도 나는 쩍쩍 갈라질 것만 같아. 머리칼이 온몸을 간질인다. 눈치채지 못한 채 말라 죽어가면은 이따금 생각 사이에 날 굽어 살펴주는 것이 그나마 너의 일이야. 나루키, 머리는 길렀느냐. 아니라면 눈앞에 아롱아롱 이 결 좋은 갈색은 나를 조여오는 햇빛이더냐.

 삿키 미타요-나 나루키, 머리는 길었느냐. 까무러치는 것이 비집고 들어온 후에 온통 정신이 없다. 방금 다녀간 향취는 너인가 썩은 포도인가 판별하는 것이 머리를 자꾸만 치올린다. 방에 울려퍼지는 내 목소리를 자꾸만 너의 목소리라고 한다. 자꾸만, 자꾸만.




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¹ ナルキッソス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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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vax
,

0105 Hope

2017 2019. 11. 7. 10:57

내가 연초부터 이랬는데 나한테 어케 이럴 수가 있어 이친구야.........

심지어 복붙도못해 이친구야.............

싀바..........


https://null404.wixsite.com/hope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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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vax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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