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본괴담 느낌으로 쓴 글...
어떡하지. 친구가 깨지 않는데.
자기 시작한지 이틀은 됐는데 일어나지 않아. 숨은 쉬고 있어. 차갑지는 않아. 오히려 열이 끓고 있는 것 같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어. 여기까지는 앰뷸러스가 안 와. 죽은 것처럼 들처메고 가자니 두려워. 계속 옆에서 무릎 꿇고 있어서 다리만 혼자 저려와. 눈을 번뜩 뜨면 어떡해, 무섬에 까무러칠 거야.
죽은 것 같다 뿐이지 죽지 않았어. 원래 잠을 많이 자는 애라니까. 그렇지만 곧 죽겠지? 죽을 때도 이불 안에 기어들어가 죽을지는 몰랐는데.
그치만 죽기 전에 그랬단 말이야, --------라고. 그러고보니 이것 먼저 얘기하자. 어떡하지. 친구가 이상한 존재에게 사랑받고 있는데.
꿈이라고 그랬어. 개꿈이라고 그랬던 것 같은데 고집은... 모습도 기억도 큰 몸과 손 사이에 갇힌다고 했어. 갇혀서 희롱당하고 사랑받는다고. 어디까지 했는데? 스킨쉽, 손을 잡은 것처럼 팔이 감싸지고, 만져지고, 백허그로 키스하고 섹스하고 미쳤나 봐 죽여야 할까? 꼭 다시 돌아가야한다고, 다시 가야한다고 장난처럼 이불에 숨어. 손이 덜덜 떨려. 그만 좀 잤으면 좋겠어.
신이 아니래. 아무것도 아닌 하얀 인간형 생물인데. 뼈처럼 마른 손이 걔 얼굴 반 바퀴는 더 감을 정도인데. 침대에서 끌어내니까 걔가 감정 없는 눈으로 바라봤어. 놓으라고 가야 한다고 질질 끌려가면서도 잡힌 손목 흔들고 목이 쉬게 소리 질렀어. 이불로 몸 감싸고 얼굴만 내놓고나서야 귀염성있게 웃어놓고는. 그래. 그래야 걔지. 근데 그 다음에 죽었단 말이야.
평소처럼 자고 있어. 내가 이 글 쓰느라 며칠이나 걸렸는지 알아? 그런데 잔다니까. 여기 없나 봐, 이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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